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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자의 간절한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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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09-02 14:44:00 조회수 472
  한 부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자색 옷과 고운 베옷을 입고 날마다 즐기며 사치스럽게 살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영원토록 즐기리라 생각했지만 죽음의 사자라는 불청객이 느닷없이 그를 찾아왔습니다. 그는 모든 부와 쾌락을 내려놓고 그 불청객을 따라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가족도, 어떤 친구도 함께 가 주지 않는 그 길을 그는 홀로 가야만 했습니다.
  사람들은 날마다 즐겼던 맛있고 비싼 음식으로 인해 비만해진 그의 몸에 수백만원짜리 수의를 입혔습니다. 그러나 바람이 빠져버린 축구공처럼 영혼이 빠져버린 그의 몸은 차갑게 식고 딱딱하게 굳었으며 그의 눈은 초점을 잃어 공허함만을 나타낼 뿐이었습니다. 수많은 국화꽃 속에서 호화롭게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었지만 정작 그의 본체인 영혼은 사자의 손에 끌려 이렇게 쓸쓸히 미지의 세계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 세계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가 살아온 삶이 영화의 파노라마처럼 눈 앞에서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아무 것도 걸치지 않아 알몸이 된 것처럼 그의 삶 가운데서의 수치와 부끄러움이 낱낱이 보여지고 있었습니다.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일들과 부지중에 했었던 일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아내는 물론이거니와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조차도 차마 말하지 못했던 부끄러운 일들도 그 영화에서는 빠짐없이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그는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한 평생을 살면서 이처럼 수치스러운 때는 없었습니다. 옷을 벗듯이 몸을 벗자 그의 숨겨둔 죄와 몸 속에 감추어 두었던 음침한 마음이 백일하에 송두리째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각색없는 다큐멘터리 영화 앞에서 그는 어떤 변명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유황이 타는 불못에 도착했습니다. 캄캄한 흑암 속에서는 섬뜩한 비명과 원망, 저주가 뒤섞인 소리가 귀를 찔러댔습니다. 가끔 꿈 속에서 비슷한 상황을 맞이한 적이 있었지만 애써 외면했던 일들이 이렇게 눈 앞에 펼쳐진 것입니다. 살을 꼬집어 보았지만 현실임이 틀림 없습니다.
  너무나 고통스럽고 끔찍한 상황이라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죽음을 한 번 통과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제는 죽음이 그를 피하고 있어 아무리 죽으려해도 죽을 수도 없다는 것을 압니다. 그야말로 영원한 고통의 세계입니다. 

  그제서야 그는 고통 가운데서 위를 향해 눈을 들어보았습니다. 그의 눈에 평온한, 말할 수 없이 평온한 세계가 보였습니다. 그곳에는 한 사람이 아브라함의 품에 기댄 채 완전한 평화와 안식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가 왠지 낯익어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다가 그는 그만 숨이 멎을 뻔 했습니다. 그는 다름아닌 나사로였습니다. 상처투성이 몸으로 자기 집 대문 앞에 버려져서 구걸하던 거지 나사로 말입니다. 그는 자기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 배를 채우려 하던 자였습니다. 심지어 개들이 와서 그 상처를 핥던 그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아브라함에게 부탁했습니다. "조상 아브라함이여,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나사로를 보내 그 손가락 끝에 물 한 방울을 찍어서 제 혀를 시원하게 해 주십시오. 제가 지금 이 불 속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거절을 당했습니다. 그와 나사로 사이에는 커다란 틈이 있어서 서로 왕래할 수 없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그는 다른 부탁을 합니다. "그렇다면 제발 부탁합니다. 나사로를 제 아버지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 제게 다섯 형제가 있으니 그들이 이 고통스러운 곳으로 오지 않도록 나사로가 가서 경고하게 해 주십시오."
  간절히 부탁했지만 그는 이마저도 거절을 당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기 형제들이 있는 그곳에는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어 외치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듣지 않는 사람은 비록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누가 살아난다 해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그의 간절한 부탁은 거절을 당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보다 먼저 저 세상을 경험한 우리 가족의 이 간절한 외침을 흘려 듣지 말아야겠습니다. 이는 누가복음 16장에 나오는 것을 각색한 이야기입니다. 부자의 이름은 나오지 않지만 아브라함과 나사로라는 이름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이는 가상의 비유적인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부자는 이 땅에서는 이름을 날렸을지 모르지만 저 세상에서는 무명이었음을 기억하는 것도 우리 삶에 큰 교훈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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